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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정위 늑장조사에…`가맹점 갑질` 먼저 칼빼든 檢

바르다김선생·피자에땅 등 3곳 가맹점주들 공정위에 신고하고 1년넘게 하염없이 처분 기다려
공정위가 `취하 종용` 하기도
본사서 가맹점주 성향 분류해 블랙리스트 만들어 관리하기도

  • 입력 : 2017.07.12 14:30:49     수정 : 2017.07.13 16: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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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7년 7월 10일 보도했습니다.]

◆ 레이더L / '미스터피자' 공정위 조사중 검찰 첫 선제수사 ◆

검찰이 '프랜차이즈 갑질'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미스터피자 수사에 착수한 지 2주 만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회사와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구속)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이는 공정위가 가맹점주들의 신고를 받고 2년 반 가까이 조사하던 사건이지만 검찰이 지난달 21일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상황이 빠르게 진행됐다. 전속고발권을 갖고 있는 공정위가 계속 조사 중인 사건을 검찰이 선제적으로 수사해 고발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검찰은 공정위의 권한을 존중해 조사 결론이 날 때까지 기다리지만 이 사건은 갑질 피해를 당한 가맹점주가 목숨을 끊는 등 피해가 심해지자 이례적으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늑장 고발'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 처음으로 먼저 칼 빼든 검찰

1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공정위가 지난 5일 MP그룹과 정 전 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4일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와 정 전 회장을 검찰총장 명의로 공정위에 고발요청했다.

검찰은 지난 6일 구속한 정 전 회장을 최대 20일간 구속수사한 뒤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정 전 회장은 110억원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이하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71조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는 한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진 공정위가 조사를 마친 뒤 결론을 내린 사건에 대해서만 검찰총장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고발해 재판에 넘기는 대신 과징금 부과에 그치거나 관련자 일부만 고발한 사건에 대해 일종의 보충의견으로 고발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2건뿐이다.

2015년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65·사법연수원 14기)은 "새만금방수제 담합 사건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SK건설을 고발해달라"며 사상 처음으로 공정위에 대해 검찰총장의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공정위가 12개 건설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SK건설에 대해선 수사가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김수남 당시 총장(58·16기)이 "국내 산업용 화약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한화와 고려노벨 전현직 대표 3명을 고발해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앞서 공정위는 이들 회사만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검찰은 담합을 기획하고 주도한 책임자들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늑장조사 피해 많아"

공정위의 늑장조사로 피해를 보는 것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만이 아니었다. 매일경제 법조·법률 전문섹션 레이더L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협의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가맹점주들이 공정위에 본사를 신고해 처분을 기다리는 곳은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 피자업체 '피자헛' '피자에땅' 등 3곳이었다. 공정위는 이 중 한 곳도 6개월 이내에 심의결과를 내놓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가맹점주들은 하염없이 공정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들을 힘들게 한 것은 공정위의 태도였다. 이들은 "공정위로부터 제소 항목을 일부 취하하면 빨리 처리해주겠다는 '취하종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권성훈 피자에땅 가맹점주협의회 총무는 "2015년 한 차례 제소를 했는데 당시 항목이 10개가 넘었다"며 "공정위 약관심사과에서 접수 3일 만에 전화 와서 '빨리 처리해줄 테니 2개 항목만 빼고 모두 취하하라'고 해 3개 항목을 남기고 취하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상철 피자헛 가맹점주협의회 부회장도 "2015년 5월 두 가지 항목을 신고해 공정위 제안에 따라 하나를 취하했지만 결과는 올해 1월 20일에야 나왔다"고 말했다.

◆ 가맹점도 '블랙리스트'

협의회 측은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단체 활동을 막기 위해 회원들의 성향을 분류해 일명 '블랙리스트'를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전국 가맹점주들이 모인 협의회 회의장 앞에는 가맹점 관리자(슈퍼바이저)가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 대기한다고 한다.

협의회 측은 채증 자료가 협의회 임원진의 재계약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강성원 피자에땅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회의에 참가한 직후 본사 영업이사가 '인사를 하러 왔다'며 직원 5~6명을 데리고 점포에 와서 본사 지침을 어긴 게 없는지 샅샅이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매장 점검은 반기에 한 번씩 하도록 돼 있는데 협의회 임원들이 첫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지난달 26일 피자에땅 가맹점주들이 전직 슈퍼바이저로부터 입수한 블랙리스트에 따르면 본사는 협의회 활동을 하는 점주들에 대해 계약을 연장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웠다. 협의회 회장이 운영하는 '부개점'은 "새로운 가맹점주에게 점포를 양도양수하거나 폐점되도록 유도하라"고 지목했다. 부회장이 주인인 '구월점'도 폐점 유도 대상이었다. 가맹점주가 협의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10년 단위인 재계약 거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하남·덕소점은 포섭하기로 했다.

결국 회장과 부회장 등 총 2명은 재계약이 거부됐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재계약 거부 조항을 들어 계약이 해지된 점포는 이들뿐이다.

이에 대해 피자에땅 측은 "해당 리스트는 가맹점 관리 차원에서 담당 슈퍼바이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공식적인 회사 방침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는 협의회 구성과 운영에 대해 관여한 바가 없고 참석한 가맹점에 어떠한 불이익을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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