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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법원행정처, 김명수사단으로 물갈이

"대법원장, 제왕적 권한 휘두르나" 비판…자기 사람으로 법관 PC 추가조사 포석
법원행정처 공석된 9개 자리 `인권법 연구회` 등으로 채워
"인사대상자 현안과 무관" 대법원장 해명이 논란 부추겨

  • 입력 : 2018.02.01 18:06:27     수정 : 2018.02.02 09: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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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취임식을 하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명수 대법원장(59·사법연수원 15기)이 오는 26일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블랙리스트 의혹'과 무관한 대법원 법원행정처 주요 보직 판사 7명을 집단 대기발령(겸임 해제)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김 대법원장은 공석이 된 자리에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촉구하며 자신을 지지해 온 진보 성향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전국법관회의 핵심 판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에 대해 전·현직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이 약속한 새로운 추가 조사를 준비하고 행정처를 장악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거나 "초유의 변칙 인사이자 좌천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 자신이 비판해 오던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1일 최영락 기획총괄심의관(47·27기)과 조병구 공보관(44·28기), 윤성열 기획조정심의관(40·35기) 등 행정처 판사 7명을 겸임 해제하고 소속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임효량 기조1심의관(40·34기), 김영진 기조2심의관(38·35기), 서경원 윤리감사기획심의관(38·34기), 이지혜 윤리감사1심의관(41·35기)도 전출 조치됐다. 행정처 판사들은 원래 소속 법원이 따로 있지만 행정처 보직을 겸한다.

이번 인사는 오는 7일부다. 그러나 이들 모두 이달 26일 법원 정기 인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소속 법원에서 보직과 사무공간을 배정받지 못한 채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로 지내게 된다.

법원 전체 감찰을 총괄하던 김현보 윤리감사관(50·사법연수원 27기)과 일선 법원 재판 지원 업무를 총괄하던 박찬익 사법지원총괄심의관(43·29기)은 사직했다. 이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 내분 사태가 극심해진 데 대해 염증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법원장은 겸임 해제와 사직으로 공석이 된 9개 자리에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이 조직의 핵심인 '인권 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전국법관회의 대표 등을 발탁했다. 이들은 모두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공보관은 박진웅 판사(46·31기)가 맡는다. 인사모 창립 멤버로 알려져 있고 전국법관회의 대표다. 윤리감사관실은 김흥준 윤리감사관(57·17기·고등부장)과 김도균 윤리감사기획심의관(48·27기), 박동복 윤리감사제1심의관(41·35기), 한종환 윤리감사제1심의관(38·36기)으로 구성된다.

김 감사관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고 김 심의관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에 전국법관회의 대표다. 윤리감사관실은 김 대법원장이 천명한 새로운 조사기구의 추가 조사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조실에는 이한일 총괄심의관(46·28기)과 김용희 제1심의관(39·34기), 강지웅 제2심의관(38·35기)이 부임한다. 이 총괄은 전국법관회의 대표이고 김 심의관은 인사모 소속에 전국법관회의 대표다. 강 심의관도 인권법 출신으로 알려졌다. 새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엔 황순현 부장판사(49·30기)가 전보됐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인사 발표 직후 "현안과 관련한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 때문에 시기와 범위에 있어서 이례적인 인사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번 인사 대상이 된 행정처 법관들은 현안과 무관하므로 그들 명예가 조금이라도 손상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인사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었지만 오히려 더 큰 논란을 불렀다.

한 전직 법원장은 "이번 인사 자체가 판사들 명예를 손상한 것"이라며 "대법원장의 해명은 명예 손상을 시인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행정처 한 판사는 "참담하다"고 했다. 한 고법 판사는 "어떤 인사든 물러나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데 왜 이런 인사를 해서 죄를 물어 쫓아내는 기분이 들도록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완장 찼다, 점령군 같다는 말이 나올까봐 두렵다"고 강조했다. 재경 지법 부장판사는 "새로 행정처에 가는 판사들 면면을 보면 이게 쇄신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특정 단체에 소속된 특정 성향 판사들만 기용한다는 또 다른 분란을 낳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법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왜 분란을 자초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고, 전직 대법관은 "법관 생활 내내 이런 변칙 인사는 본 적이 없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비판하더니 그대로 따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안철상 신임 법원행정처장(61·15기)도 취임했다. 동시에 행정처 윤리감사관실과 기획조정실이 새로운 판사들로 채워져 새로운 조사기구가 진행할 추가 조사 책임자와 실무 담당자들이 정해진 셈이다. 한 중견 법관은 "아직 조사를 못했다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16기) 컴퓨터와 파일 760개에 대한 조사도 비밀리에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채종원 기자 / 부장원 기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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