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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면세점 묵시적 청탁 있었다"…롯데 총수 구속에 `충격`

"朴전대통령 강요 있었지만 공정절차 훼손·엄벌 필요"
롯데 "朴과 독대한 시점엔 이미 면세점 추가승인 윤곽
월드타워 감사·홈쇼핑 재승인…계열사 이슈도 `산넘어 산`

  • 입력 : 2018.02.13 18:00:41     수정 : 2018.02.14 09: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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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 1심 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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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최순실 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각각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최씨에 대해 징역 20년, 안 전 수석에 대해 징역 6년을 각각 선고했고, 신 회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 [한주형 기자]

13일 법원은 최순실 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롯데그룹은 총수 구속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그룹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롯데 측도 면세점 선정 탈락 등 뇌물을 공여할 이유가 분명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정했다. 롯데 측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이라는 거액을 건넨 것은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대가를 바라고 제공한 뇌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이날 "(롯데그룹이)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은 월드타워면세점이 탈락한 이후 면세점 사업권을 다시 인정받아야 했던 신 회장이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당한 경쟁으로 사업 인허가를 받거나 사업권을 얻으려는 기업을 허탈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한 절차에 따라 (면세점 사업권 관련 절차가) 진행될 거라는 사회와 국민의 희망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신 회장과 롯데 측에 면죄부를 주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고 (금품을 주고받은 행위를) 선처한다면 어떠한 기업이라도 경쟁을 통과하기 위한 실력을 갖추기보다는 손쉽게 뇌물공여를 하려는 선택의 유혹에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러한 행위에 대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고 정치 경제 권력의 최상층에 있는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 사이에서 이뤄지는 행위라면 더더욱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강요가 있었다는 점을 신 회장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이 대통령 요구에 따라 뇌물을 공여한 건 피고인인 신 회장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라며 "(이는) 수동적으로 (뇌물 요구에) 응한 경우라 특별감경요소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 측은 앞서 2015년 11월 면세점 업계 1위 업체로 경쟁력을 갖춘 잠실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한 차례 탈락했기 때문에 특혜라고 볼 수 없고,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을 정부가 언급한 시점은 2016년 초로,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3월 14일)보다 앞선 시점이었다는 점을 들어서 1심 판결에 대해 서운하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은 13일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그룹 최대 위기를 맞았다. 총수 구속으로 재계 5위 그룹의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신 회장이 투명경영을 앞세워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뉴롯데' 전환도 암초에 부딪혔다.

총 92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은 지난해 총매출 97조원 규모에 임직원 숫자만 국내외 합쳐 총 18만5000명에 달하는 재계 5위 그룹이다.

롯데는 앞으로도 첩첩산중이다. 국내 상황만 보면 최근 감사원이 이명박(MB)정부 당시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계열사 롯데홈쇼핑은 오는 5월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재승인 여부가 걸려 있다. 롯데홈쇼핑 전 대표들이 경영비리 문제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리까지 연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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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 충격을 가장 크게 받기도 했다. 공사가 1년째 중단된 중국 선양 롯데타운 건설사업과 중국 롯데마트 매각도 영업 정상화가 안 돼서 지연되고 있다. 민간 기업 차원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 간 실마리가 먼저 풀려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막대한 적자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급기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철수를 13일 발표했다.

신 회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챙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해외 투자도 진척이 힘들어졌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이후 올해 1월 순환출자 고리 '제로' 선언을 이행하는 절차도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울러 지주사 체제 완성도 힘들어졌다. 롯데의 관광·화학 사업 부문 계열사는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았고, 금융 계열사 처리 문제도 남아 있다. 특히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도 한국롯데의 지배력 강화와 지배구조 완성에 있어 핵심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비리 관련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그룹 지배력이 강한 일본롯데 관계자들을 만나 롯데의 비전을 설명하는 작업도 적극 진행했다. 이후 롯데그룹은 신 회장 재판 등으로 지난해 연말에 단행하지 못했던 정기 임원 인사를 하고 계열사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뒤늦게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지난달 부회장에 오른 황각규 롯데 지주 대표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영위한다고는 하지만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오너 부재가 초래할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2심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서도 민간 외교사절 역할도 할 수 없게 됐다.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 그룹이자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서 해외 동계스포츠 관계자들과 협력도 물 건너갔다.

한편 신 회장은 2015년 서울중앙지검이 거액의 배임 횡령 혐의로 수사를 벌인 뒤 롯데 일가를 기소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중앙지법 은 신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471억원대 특경법 배임 혐의에 대해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아 실형을 면한 바 있다.

[이한나 기자 / 채종원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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