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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에 도움 요청했지만 묵살…安, 또다른 성범죄 있었나

피해자 김지은씨, 인터뷰 통해 또 다른 가해자·피해자도 언급
安캠프 정무라인 피해호소 묵살…충남도성희롱위원회 유명무실
김 수행비서의 선배인 신모씨 "김지은 SOS에 도움못줘 미안"
김씨, 서부지검에 고소장 제출…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

  • 입력 : 2018.03.07 17:00:48     수정 : 2018.12.0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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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쇼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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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는 '괘념치 않으면 될 일',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려내고 싶은 악몽'의 시작은 지난해 6월이었다. 대선 당시만 해도 안희정 캠프 홍보팀에서 일하던 김지은 씨가 돌연 안 전 지사 수행비서로 임명된 건 이 무렵이었다. 지난달까지 8개월 동안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씨 말을 종합해 보면 수행비서 임명은 김씨를 눈여겨보던 안 전 지사의 올가미였다.

첫 성폭행 이후 안 전 지사의 러시아·스위스 해외 출장은 그의 머릿속에서 양심을 지우는 기폭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충남도지사 해외 방문 일정 자료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7일부터 8월 1일까지 있었던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상트페테르부르크시를 방문하는 일정에 수행비서 김씨를 대동했다. 수행 일정 후 밤, 숙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씨 증언에 따르면 두 번째 비극은 도지사 출장단이 머물렀던 5성급 '앙글르테르 호텔'일 확률이 높다.

24시간 도지사 옆을 지켜야 했던 김씨는 지난해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이어졌던 스위스 제네바 출장에도 동원됐다. 총 10명 중 6명이 여성이었지만 김씨는 누구에게도 고통을 이야기하지 못한 채 '몽르포 호텔'에서 또 한 번 치욕스러운 기억을 새겨야 했다. 김씨에겐 아픔을 공유하고 상담할 창구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드시 대면으로 이뤄져야 하는 정신과 상담은 스케줄상 불가능했으며 가까운 선배들에게 이야기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충남도 산하에는 여성가족정책관 산하 '성희롱 고충처리위원회'가 있지만 도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담 창구인 데다 성희롱 고충위원회가 열린 것은 사실상 지난해 말이 처음일 정도로 유명무실했다.

마지막 성폭행은 김씨가 안 전 지사의 가면을 벗겨내고 그의 마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지난달 안 전 지사는 김씨에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는 것을 보고 내가 상처를 줬다는 걸 알게 됐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김씨에게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권력에 대한 경외감과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무조건적 복종심에 휩싸여 용기를 내지 못한 김씨는 그를 '괴물'로 느끼고 추가 피해자를 낳지 않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정했다.

김씨가 인터뷰를 통해 '또 다른' 가해자와 피해자의 존재를 언급하면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김씨는 "안 지사에게 당한 추가 피해자가 있으며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국민이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미 충남도청 내에서는 피해 여성이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조만간 추가 폭로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남도 관계자는 "안 지사가 외부에서 데리고 온 정무직 직원들이 기존 행정직 직원과 교류하지 않고 근무해왔기 때문에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자발적인 추가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으면 또 다른 성범죄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김씨가 안 캠프 정무라인에 성폭력 피해를 호소했는데도 주변 인사들이 이를 외면하거나 묵인하고, 충남도 산하 성희롱위원회 기능 역시 유명무실했던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6일 저녁 방송에서 김지은 수행비서의 선배라고 밝힌 신 모씨는 "김지은 씨가 도움을 요청했던 선배가 나"라며 "'당신이 조심하면 되고, 당신이 단호하게 거절하면 되지'라고 얘기했다. 원인을 해결하는 걸 여자 쪽으로 얘기했던 게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뒤 장윤정 변호사는 "범죄지 중 하나가 서부지검 관할"이라고 언급했다. 서부지검의 관할 구역은 마포구, 용산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 4개 자치구여서 안 전 지사의 김씨를 상대로 한 범행 의혹 장소가 해당 지역인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검찰이 수사 후 안 전 지사를 기소할 경우 형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형법 제303조 1항은 업무·고용 기타 관계에서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회·정치적 지위 등이 위력에 해당한다. 또 범행의 상습성이 인정되면 형량이 최대 1.5배 가중돼 7년6월까지 나올 수 있다. '네 차례' 주장에 따른 상습성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성폭행 과정에서 폭행·협박이 동반됐을 경우 징역 3년 이상에 처하는 강간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검찰은 공판 과정에서 폭행·협박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김씨의 추가 진술 등이 나오지 않으면 강간죄 혐의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소 후 재판에서 안 전 지사 측이 혐의를 인정할지도 관심사다.

일단 그는 본인 페이스북에서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고 성폭행 혐의를 시인했다. 하지만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과 형량의 경중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홍성 = 조한필 기자 / 서울 = 이용건 기자 / 홍성용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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