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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상통화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화 추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입력 : 2018.03.16 17:23:19     수정 : 2018.12.13 1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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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에 대한 법제화 추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가상통화에 대한 관심은 이제 일부 선도적인 젊은 층에 국한되지 않고, 다수 국민이 관심을 가지는 대상이 되었다. 거래자 수는 이미 300만 명에 달하였다. 거래가격의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면서 희비가 갈리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상통화를 이용한 불법 자금 세탁과 사기 피해에 관한 뉴스도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어서, 가상통화 그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도 상당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가상통화에 대한 광풍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있다가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을 통한 실명확인 등 간접규제가 그것이다. 태동기에 있는 업계 자율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상통화에 대한 관심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고, 다수의 선진국들은 입법화를 이미 추진하고 있다. 금융·유통 등 산업의 혁신을 이끌 블록체인 기술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졌다는 점에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무조건 금지' 식의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현행법상으로는 가상통화의 법적 지위가 모호하여, 어떻게 하면 가상통화의 거래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관련 기술 발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법·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고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은 각자의 법체계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경우 즉각적인 규제입법을 하기보다는 현행법상 불법적인 거래형태에 대해서만 단속하면서 기술의 변화와 결과를 현재로서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다려 보고 상황에 맞게 입법을 하는 방식(wait and see approach)으로 가상통화 관련 업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통일가상통화업규제법(Uniform Regulation of Virtual Currency Business Act)'을 제정하여 모든 주에서 이를 승인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이 법에 의하면 가상통화를 법정통화가 아닌 일종의 재산으로 인정하여 소득세도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자금결제에 관한 법률에서 가상화폐교환업에 대해 규제하는 내용을 추가하여 등록을 의무화하고 이용자 보호 조치 등 여러 규제를 두는 방법을 택하였다. 독일은 은행법을 개정하여 가상통화를 금융서비스업의 대상인 금융상품 중 '계산단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분류함으로써 가상통화를 취급하는 경우 은행법상의 허가가 필요하도록 하였다. 이들 나라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상통화를 법정통화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가상통화 거래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준의 입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국회에도 현재 가상통화와 관련한 법률 제정안과 개정안이 여럿 발의되어 있다. 기술은 늘 법·제도에 앞서가며 그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과 향후 발생할지 모를 부작용을 일거에 해결하고 관련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만능 법률을 단기간에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우선 국회는 제출된 법안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야 한다. 정부는 관련 부처 의견을 조율하여 정부 정책 방향을 서둘러 제시하여야 한다. 국회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전문가, 기업 등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수렴해야 한다. 우선 입법의 공백으로 인하여 발생하고 있는 현재까지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행법을 조금만 손질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빠르게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가상통화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와 기술 변화 추이, 산업계의 상황을 반영하여 가상통화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이병길 전 국회사무처 사무차장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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